[글로벌그린에디터][포르투갈] 포르투갈에서 분리배출하는 법🗑️

CC매니저-Rara
2023-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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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현 에디터

🖊️이서현 에디터
현재 포르투갈에서 어학연수를 하고 있다. 
자연과 사람의 지속가능성을 바탕으로 이뤄지는 개발협력을 꿈꾼다.  중남미와 루소폰 지역에서의 활동을 희망해 포르투갈어를 전공했고, 관광을 통한 개발협력에 관심이 생겨 관광경영학을 이중전공하고 있다.
클리마투스 컬리지의 '유세이버스 15기'로 활동한 경험이 있다. 이를 통해  막연하게만 느껴졌던 환경 분야에서 기후정의, 탄소중립 등의 개념을 배우고 체험하며 구체적인 관심을 갖게 되었다. 

최근에는 '느리더라도 확실한 방향으로, 직접 경험하며 걸어가자'라는 모토에 맞게, 포르투갈에서 전공어 실력을 키우는 동시에 관광과 환경 등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책 <그건 쓰레기가 아니라고요>에서 저자는 분리배출의 중요성을 ‘쓰레기가 잘못된 길로 빠지지 않게 인도하기 위해서’ 라고 표현한다. 특히 재활용품은 일반쓰레기보다 더 복잡한 여행을 하게 되기에 올바른 목적지를 찾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분리배출은 재활용품이 길을 잃어 불에 타거나 땅에 묻히지 않도록 올바른 목적지를 찾기 위한 첫걸음이 된다. 즉 재활용품의 여행은 분리배출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이토록 중요한 분리배출은 포르투갈에서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을까?


포르투갈의 분리배출은 주거단지 앞과 길가 등 도시 곳곳에 위치해 있는 ‘Eco Ponto’에서 이루어진다. 영어로 Eco point에 해당하는 이 시설은 쓰레기의 종류에 따라 각각 다른 색상코드를 부여해 분리배출을 유도한다.


먼저, 각각의 색상코드는 다음과 같다.

노랑: 플라스틱 및 금속 포장재

초록: 유리(뚜껑 제거)

파랑: 종이류

회색: 재활용이 불가능하고, 유해하지 않은 일반 쓰레기


이외에도 빨강갈색과 같은 다른 색상 또한 찾아볼 수 있다. 빨강은 배터리류를, 갈색은 유기폐기물을 수거하는 함이며 도심의 Eco Ponto에서는 폐식용유 수거함 또한 찾아볼 수 있다. 의류에 경우 길가에 위치한 의류 수거함에서만 수거가 가능하다.

부피가 큰 전기 및 전자체품 폐기물의 경우 일부 지역에서는 픽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새 제품을 구매한 경우에는 구매한 상점에 이전 제품 회수 책임이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직접 재활용 센터로 가져가야 한다.


부여된 색상코드는 고정되어 있으나, Eco Ponto의 모습은 장소에 따라 다양하게 응용되어 나타난다. 공항이나 학교와 같은 공공장소의 경우에서는 주로 파랑(종이), 초록(병), 노랑(플라스틱, 금속 등 포장재), 회색(일반쓰레기)의 네 가지 색상코드를 이용한 분리 배출함을 찾아볼 수 있다.

▲ 영어와 함께 표시된 공항의 분리 배출함
▲ 대학 내에 위치한 분리배출함의 모습
한편, 주택가의 경우 파랑, 노랑, 회색의 배출함이 주로 위치되어 있으며, 유리의 경우 길가 곳곳에 설치된 거대한 배출함에 배출하게 된다. 또한, 플라스틱 수거함으로 이루어진 대다수의 Eco ponto와는 달리 해변가에서는 색상코드에 해당되는 비닐로 만들어진 Eco ponto도 찾아볼 수 있다.


포르투갈의 Eco Ponto는 색상을 활용하여 쉬운 분리배출을 유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실외, 특히 시장이나 대형 마트 옆에 위치한 분리배출 함일수록 해당하는 쓰레기가 그림과 글로 표기되어 있어 누구나 정확하게 분리배출을 실행할 수 있게 도움을 주고 있다. 길을 걷다 보면 많은 수의 배출함을 발견할 수 있는데, 그 수가 많더라도 색상으로 명확히 구분되기 때문에 비교적 헷갈리지 않고 편리한 분리배출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여전히 언어의 장벽으로 어려움을 겪거나, 분류 기준이 헷갈리는 쓰레기가 있다면, 다음과 같은 사이트에서 도움을 얻을 수도 있다. 가정에서 배출되는 쓰레기는 
Ponto Verde 홈페이지의 Regras de separação(분류기준) 탭을 통해 상세히 검색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Wasteapp 에서도 쓰레기 종류를 선택하면 배출 장소 및 방법을 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가정에서의 장소, 카테고리 등에 따라 분류기준을 검색할 수 있는 Ponto Verde의 사이트
▲‘무엇을 버리길 원하세요?’ 라는 문구와 함께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는 wasteapp


이렇게 배출된 쓰레기는 지자체에 의해 수거된다. 수거 일정은 지자체 홈페이지에서 'dias de lixo' 또는 'coleta de lixo'를 검색해 확인할 수 있다. 리스본의 경우 일반쓰레기는 매주 월, 수, 금요일/종이 쓰레기는 수요일/플라스틱과 금속은 화요일과 토요일에 수거가 이루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수거된 쓰레기는 쓰레기 분류장으로 이동해 분류되고, 이후 지자체나 Sociedade Ponto Verde와 같은 재활용 서비스 회사에 의해 재활용된다.


▲리스본시 홈페이지에서 찾아볼 수 있는 분리배출함의 위치와 수거 요일 및 시간


▲ 일반쓰레기/플라스틱과 금속의 수거 요일 및 시간


하지만 이토록 명확한 분류기준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포르투갈에서는 재활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비싼 수도세의 영향인지 내용물을 물로 헹궈낸 후 배출하는 가정 역시 현저히 적었는데, 투명 페트병까지 따로 배출하기 시작한 한국의 모습과 대비된다고 느껴졌다. 도시 내에 분리 배출함과 쓰레기통의 수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거리에 버려져 있는 쓰레기나 쓰레기통 안에 다양한 쓰레기가 뒤섞여 버려져 있는 모습 역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포르투갈의 재활용률은 높지 않다. 유럽 내에서도 매립률이 높은 국가 중 하나이다. Reuters에 따르면 포르투갈은 도시 폐기물의 약 28%를 재활용하고 있는데, 이는 유럽 평균인 46%보다 훨씬 낮은 수치이다. 독일에서 약 67%, 이탈리아에서 약 51%의 가정쓰레기가 재활용될 때, 포르투갈에서는 30%에 못 미치는 쓰레기만이 재활용된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코로나 바이러스의 유행으로 인해 매립지나 소각장으로 가는 쓰레기가 더욱 늘어나게 되었다.

이 중에서도 가장 수거율이 낮은 것은 바로 유리이다. 포르투갈의 유리 수거율은 50% 미만으로 벨기에, 스웨덴 등의 국가에서 90%의 유리 수거율을 보이는 것과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직물재활용 역시 큰 문제이다. 남성복 브랜드인 Labfresh가 실시한 2020년 연구에 따르면 포르투갈은 직물 재활용과 관련하여 유럽에서 두 번째로 지속 불가능한 국가로 연간 약 6.6kg의 섬유 폐기물이 매립되거나 소각되고 있다.

물론, 긍정적인 변화 역시 존재한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유행이 점차 종식됨에 따라 2023년 1분기 포르투갈에서는 2022년 대비 재활용률이 3% 증가했고, 수도인 리스본의 경우 2020 European Green Capital Award를 수상했을 정도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폐기물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명확한 분류 기준과 체계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행위자들의 실천의지이다. 체계적 기준을 갖춘 만큼, 사람들이 지금보다 더 재활용에 관심을 갖고, 또 실천하고자 한다면 더 바람직한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 해당 게시물 내용은 기후변화센터의 공식 입장이 아닌, 작성자 개인의 의견임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