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그린에디터][탄자니아] 잔지바르의 사회적 기업 Chako를 만나다

CC에디터 이서현
2023-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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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현 에디터 


🖊️이서현 에디터

현재 포르투갈에서 어학연수를 하고 있다. 
자연과 사람의 지속가능성을 바탕으로 이뤄지는 개발협력을 꿈꾼다.  중남미와 루소폰 지역에서의 활동을 희망해 포르투갈어를 전공했고, 관광을 통한 개발협력에 관심이 생겨 관광경영학을 이중전공하고 있다.
클리마투스 컬리지의 '유세이버스 15기'로 활동한 경험이 있다. 이를 통해  막연하게만 느껴졌던 환경 분야에서 기후정의, 탄소중립 등의 개념을 배우고 체험하며 구체적인 관심을 갖게 되었다. 

최근에는 '느리더라도 확실한 방향으로, 직접 경험하며 걸어가자'라는 모토에 맞게, 포르투갈에서 전공어 실력을 키우는 동시에 관광과 환경 등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속 가능성을 향한 대부분의 노력은 일명 선진국이라 불리는 국가들에 의해 주도된다. 환경오염에 대한 오염자 부담의 원칙을 적용하였을 때 이들이 큰 부담 비율을 차지하게 되는 것은 필연적인 일이다. 개발도상국의 경우 환경오염보다 생존문제가 더 시급하기 때문이다. 1992년 채택된 리우 선언 제 7조 ‘공동의 그러나 차별적 책임(Common but Different Responsibility)’ 원칙에서도 각 국가는 사회, 경제, 생태 환경 등 상황에 따라 서로 다른 책임을 질 것을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모든 당사국은 지구 환경 악화에 대한 공통된 책임을 져야 함도 함께 명시한다. 

필자는 아프리카를 여행하며 개도국에서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어떠한 노력을 찾아볼 수 있을지 살펴보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탄자니아 잔지바르에 위치한 ‘Chako Zanzibar (이하 Chako)'를 방문해 보았다.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사회적 기업 CHAKO ZANZIBAR

탄자니아 잔지바르의 CHAKO


Chako는 업사이클링 제품을 판매하는 사회적 기업으로 2012년, 네덜란드인 부인과 잔지바르 출신의 남편에 의해 설립되었다 스와힐리어로 ‘yours’ 라는 뜻을 가진 Chako는, ‘당신으로부터 나온 쓰레기가 (제품이 되어) 다시 당신의 품으로 돌아간다’ 는 의미를 담고 있다. 잔지바르 내에서 공예가들을 고용해 경제적 역량을 강화 시킴과 동시에 업사이클링 제품을 생산해 지역 사회에 기여하고 있다.

Chako의 수익은 업사이클링 제품 판매와 투어를 통해 창출된다. 관광객을 위한 투어는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9시부터 16시까지 약 한시간 동안 진행된다. 1인당 10달러의 투어 비용은 사회에 환원되어 지속가능한 관광의 일환이 되고 있다. 또한 매주 목요일에는 학생들에게 무료 투어를 제공하기도 한다.


Chako의 페이펄 비즈


Chako의 첫 프로젝트는 ‘페이펄 비즈’ 제작으로 시작되었다. 코팅된 두꺼운 홍보물을 크로와상처럼 말아낸 후 바니쉬를 칠하고 구멍을 뚫어 액세서리 등의 제품으로 재탄생 시킨 것이다. 현재에는 열두가지 디자인의 제품을 생산 중이다. 유리병을 이용한 티 라이트, 잼이나 파스타, 향신료를 담을 수 있는 병, 와인 잔, 꽃병을 비롯한 유리 제품부터 가방까지 다양한 제품을 Chako 샵에서 만나볼 수 있다.


다양한 제품을 판매 중인 Chako shop


Chako의 업사이클링 제품과 공정 과정

잔지바르에서 나오는 80%의 폐기물은 관광 산업에서 발생한다. 이 중 20%만이 적절한 과정을 거쳐 버려지고,  나머지는 매립지에 그냥 버려지게 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Chako는 섬 내부의 호텔, 리조트, 레스토랑, 쓰레기 처리장 등과 협력해 매년 1.5million의 병, 그리고 5.1톤의 플라스틱을 수거하고 있다. 각각의 재료는 다음과 같은 과정을 통해 제품으로 재탄생한다.


잔지바르 각지에서 수거된 유리병


[유리]

1. 화요일에는 스톤타운, 수요일은 능귀, 목요일은 파제와 잠비아니 등 요일에 맞춰 호텔과 레스토랑 등지에서 지역별로 병을 수거한다.

2. 수거된 병들을 색상에 따라 분류한 후, 하루에서 이틀 정도 물에 불려 둔다. 라벨 제거를 용이하게 하기 위함이다.

3. 라벨을 제거한 병은 디자인에 따라 자를 부위를 표시한 후, 촛불을 이용해 가열한다.

4. 이후 차가운 물에 담구었다가 뺀 후 병의 입구에 바람을 불거나, 두 손에 힘을 주면 유리병이 원하는 모양대로 잘리게 된다.

5. 자른 유리 병은 그라인더를 이용해 절단면을 매끄럽게 만드는 작업을 거쳐 제품으로 재탄생 된다.


플라스틱을 갈아내는 기계


[플라스틱]

1. 샴푸, 오일, 페트병 뚜껑 등에서 나온 플라스틱은 기계를 이용하여 잘게 갈아 낸다.

2. 같은 과정을 여러 번 거친 후 작아진 플라스틱 조각들은 열을 이용하여 녹여낸다.

3 .유리 병을 이용하여 해당 제품을 장식하는데 쓰이거나, 틀을 이용하여 모양을 만들어낸다.

현재 Chako에서는 티 코스터, 키링 등을 제품화 하기 위해 시범적으로 제작해보는 중이며, Chako에서 인턴십을 하고 있는 네덜란드의 대학생들을 통해 플라스틱을 제품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도움을 받고 있다.


잘게 부서진 유리를 이용한 테라조 제품


[기타]

Chako에서 만들어지는 유리 제품의 뚜껑이나 식탁, 의자의 다리 등은 마호가니, 코코넛 나무 등을 가공하여 만들어진다. 이 과정에서 나온 부산물은 농장(주로 양계장)으로 보내진다. 이외에도 Chako에서는 밀가루 포대를 자르고, 염색해 에코백을 만들거나, 물 등으로 인해 잘게 부서진 유리나 플라스틱은 탁자나 의자 등에 테라조로 만들어 사용하는 등 다양한 제품을 상용화하여 판매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Chako의 작업장 내부에서는 빗물을 모아서 사용하거나, 태양열을 이용해 기계 동력을 이용하는 등 제로 웨이스트 작업장이 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Chako의 공정무역 시스템

공정무역의 10원칙


2018년 잔지바르 최초의 World Fair Trade의 멤버가 된 Chako는 공정무역의 원칙을 따른다.

4명으로 시작한 Chako의 artisan은 현재 60명으로 늘어났다. 이 중 여성의 비율이 60%라는 점이 주목할 만 하다. 전통적인 잔지바르 사회에서 집안일만 하는 존재였던 여성들에게 고용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Artisan들의 급여는 2주마다 지급되는데, 각자가 생산하고 수익을 낸 만큼 급여를 지급함으로써 그들에게 노동의 동기를 부여하는 역할을 한다. 이들의 노동 시간은 8시부터 16시까지 평일 8시간 동안 진행된다. 토요일은 8시부터 13시까지 다섯시간, 일요일은 휴일이며 휴식시간을 무조건 보장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매주 토요일에는 평소 본인의 파트가 아닌 다른 생산 공정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인데, 서로의 기술을 배워 능력을 키우는 동시에, 주문량이 많을 때에도 한 사람이 모든 공정에 대한 지식을 갖도록 하기 위함이다. 




※ 해당 게시물 내용은 기후변화센터의 공식 입장이 아닌, 작성자 개인의 의견임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