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그린에디터][스페인] 기후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스페인(안달루시아 지방을 중심으로)

CC에디터 김다현
2023-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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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현 에디터 


🖊️김다현 에디터
 
현재 스페인 말라가 대학교 환경과학과에 재학중인 열정 넘치는 청년이다.
수자원관리, 환경모델링 그리고 환경생물지표와 관련된 환경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다.
기후환경 문제를 선도하고 있는 국가의 시스템이나 기술을 활용해 기후환경 사각지대의 국가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
구체적 진로는 결정하는 길위에 서있으며, 궁극적으로 기후환경리더를 꿈꾸고 있다.




António Guterres(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구 온난화 시대가 끝나고 ‘끓는 지구’의 시대가 도래했다(The era of global warming has ended; the era of global boiling has arrived)”고 말했다. EU 기후변화 감시 기구인 Copernicus Climate Change Service(C3S) 역시 2023년 기후 변화 관측 결과 1940년 관측 이래 역대 온도 최고치를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실제로 남서부 유럽(포르투갈, 스페인, 프랑스 남부, 이탈리아 서부)의 최근 가장 심각한 기후위기 현상은 ‘가뭄’이다.


World Weather Attribution(WWA)는 이베리아 반도 및 북아프리카(알제리, 모로코)의 4월말 열파에 대한 통계 분석 연구를 수행했다. 이 연구를 통해  유럽의 극심한 더위가 컴퓨터 모델이 예상해던 것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과학자들은 4월 기온을 기후변화가 없는 가상 세계로 시뮬레이션 해보니 섭씨 2도 이상 폭염의 영향이 덜할 것이라는 결과를 확인했다. 가뭄의 주요 지표인 습도를 살펴보면 2021년 -1.01%, 2022년 -2.08%, 2023년 4.77%로 최근 몇 년 동안 크게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스페인, 포르투갈, 북아프리카의 2023년 4월 기온은 인간이 초래한 기후 변화로 인해 기록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위의 국가들은 섭씨 36.9도에서 섭씨 41도까지 높은 기온을 나타냈다. 특히 2023년은 1964년 이후 스페인에서 세번째로 건조한 해였으며 기록상 기장 더운 여름이다. 현재 스페인 영토의 27%는 기후 변화와 과도한 물 개발, 지하수 추출 등 인간의 활동에 의해 이미 가뭄 ‘긴급’ 및 ‘경보’ 범주에 속하며 74%는 사막화 위험에 처해있다. 또한 스페인의 저수지 총 물은 2021년 1월말 용량의 51.3%로 물부족이 우려되는 통계를 나타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스페인 정부는 2019년 기후변화 및 에너지법을 제정하여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4월의 표면 공기 상대 습도]

(출처: ERA5, Copernicus Climate Change Service/ECMWF)

한편 스페인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음식인 ‘이베리코 하몽’도 기후변화로 인해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 이베리코 중에도 특히 ‘베요타(bellota)’는 생의 마지막 한달 동안 스페인 서부와 북서부의 데헤사(dehesa)라고 하는 참나무 숲의  야생에서 도토리 벨로타스(bellotas)를 먹여 키운 돼지를 말한다. 하지만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 상승과 낮은 강수량으로 중요한 먹이인 도토리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몽의 주요 생산지 중 하나인 에스트레마두라(Extremadura) 지역의 강수량은 지난 50년 동안 35%나 감소했으며 하몽 이베리코 생산량은 20% 감소했다. 스페인에서 하몽 생산은 스페인 내에서 가난한 편에 속하는 일부 지역에서 이루어지며 하몽 산업으로 인해 수천 개의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지역경제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후위기로 인한 문제는 단순히 기후현상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권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베리코 돼지 야생 사육 모습]

(출처: Euronews)


2022년 세계보건기구(WHO)는 열 스트레스로 인해 스페인에서 4,0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추정했다. 유럽의 기온 상승이 3도에 도달한다면 파리협정의 한도인 1.5도에 비해 폭염으로 인해 사망할 확률이 3배 이상 늘어난다고 한다. 또한 폭염으로인해 최소 15%에서 50%까지 근로 시간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으며 폭염으로 인한 스페인의 재정적 손실은 2060년까지 스페인 국내총생산(GDP)의 3%에 달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제는 현실로 다가온 기후 재앙의 직격탄을 맞은 스페인..

구체적으로 스페인 남부지방인 안달루시아의 기후위기 사례를 살펴보자


말라가 | Málaga | Malaga

2022년 3월 말라가의 도시 전체가 주황색으로 물들었으며 전례없는 진흙비가 내렸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일까? 이는 지중해에서 발생하는 기묘한 기상 현상 중 하나이다. 진흙폭풍이 발생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있어야 한다. 대기 중에 먼지 입자가 부유하고, 먼지 입자를 본토로 가져올 수 있을 만큼 강한 바람과 비이다. 이 현상은 연중무휴하게 발생할 수 있지만 여름철의 특징적인 현상이며 겨울철에 발생하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다. 이미 짐작할 수 있겠지만 비와 함께 내린 먼지는 사하라 사막 이남에서 지중해를 거쳐 날아온 것이다. 이렇게 사하라 사막에서 스페인까지 불어오는 다량의 사막 먼지로 인해 발생하는 기상현상을 ‘칼리마(Calima)’라고 한다.


위와 같은 공기 중의 먼지는 인간의 건강 문제로 직결된다. 이 시기에 말라가의 대기질 지수는 ‘매우 나쁨’을 기록했으며 스페인은 국가 전역에 퍼진 이 부유 먼지의 유입으로 3월 중순 세계에서 가장 오염된 국가였다. 또한 일부 사람들은 먼지 입자로 가득 찬 공기를 호흡할 때 발생하는 호흡기 문제로 인해 의료 조치가 필요했다. 스페인 친구 Angira와 말라가의 기후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중 말라가에 진흙비가 내렸다는 사실을 알게되었고 무엇보다 자연친화적인 말라가에 이와 같은 기후변화 현상이 일어났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공기중 붉은색의 먼지가 뒤덮인 말라가의 해변]

(출처: EuroWeekly News)


또한 내가 겪었던 2022년 겨울 말라가의 기온은 참 이상했다. 낮에는 반팔을 입을 정도로 더운 날씨였고, 밤에도 한국의 가을 정도의 기온이라 얇은 긴팔을 입을 정도였다. 하우스 메이트였던 독일 친구 Lisa는 낮에 파라솔을 챙겨 바닷가에서 태닝을 즐길 정도로 따뜻한 기온이었다. 나의 경우에도 이 시기에 말라게따(Malagueta) 해안가에서 가볍게 산책을 하거나 피크닉을 즐겼다.


이와 같은 말라가의 이상기후 현상은 한국의 뉴스에도 보도가 되었다. 평균 7-13도였던 이맘때 예년 평균 기온보다 훨씬 높은 20도 이상의 따뜻한 날씨가 지속되어 국내외 관광객들이 몰리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한국 뉴스에 보도된 말라가의 이상기후]

(출처: 네이버뉴스)


세비야 | Sevilla | Seville

2023년 4월 세비야에서는 폭염 속 관광마차를 끌던 말이 죽는 사건도 발생했다. 마차를 끌던 말이 세비야의 더운 날씨에 탈수, 발열 증세를 보이다가 결국에 죽은 것이다. 스페인 기상청 AEMET는 올 4월 세비야의 기온이 섭씨 40도에 달해 기록이 시작된 이래로 가장 덥다고 했다. 마차는 매년 4월에 열리는 세비야축제(Andalucía Feria de Abril)를 보러 온 관광객들을 위한 관광수단이었으며 이를 운영하기 위해 1,000개 이상의 관광 마차 면허가 발급되었다고 한다. 세비야축제는 안달루시아에서 열리는 가장 큰 축제이며 스페인의 전통춤인 플라멩코와 음식 및 음료를 즐기기 위한 축제이다. 말라가에서도 이맘때 친구들을 만나면 항상 하는 이야기가 세비야 축제에 관한 이야기였다. 그러나 나뿐만 아니라 모두가 이번 사건이 기후변화와 인간의 이기심으로 희생되는 동물들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세비야 축제의 전통행사 모습]

(출처: The Telegraph)


세비야는 열대성 태풍과 허리케인의 이름을 지정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열파의 이름을 지정하고 분류하기 시작한 세계 최초의 도시이다. 열파를 분류하는 시스템은 인간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기준으로 시행되며 도시의 비상 및 재해 계획에 활용하기 위해 도입되었다. 첫번째 열파인 조이(Zoe)는 2022년 7월 25일 발령되었으며 섭씨 43도의 낮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두번째 열파인 야고(Yago)는 2023년 6월 26일 발령되었으며 마찬가지로 섭씨 40도가 넘는 기온으로 경보 시스템의 최대 수준이었다. 이어서 발령될 열파의 이름은  제니아(Xenia), 바츨라오(Wenceslao), 베가(Vega)라고 지정하였다. 세비야는 이러한 폭염을 3단계로 나누었으며 3단계가 가장 심각한 단계이다. 각 범주에는 낮과 밤의 온도, 습도 및 인체 건강에 예상되는 영향을 포함하는 기준이 있으며 기상 경보 및 공공 정보, 냉각 센터, 취약계층 확인을 위한 팀 파견과 같은 일련의 비상 대응 서비스 마련하여 폭염에 대한 도시 대응을 확대하고자 한다. 또한 사람들도 하여금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행동하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야고(Yago)가 발령된 세비야]

(출처: proMETEO Sevilla)


그라나다 | Granada | Granada

Sierra Nevada(시에라 네바다)는 그라나다시에 위치한 산악지대이다. 연중내내 온난화 기후로 눈이 내리지 않는 스페인에서 눈을 볼 수 있는 중요한 지역 중 하나이다. 말라가 교환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에도 ‘시에라 네바다 트립’이 따로 있을 정도로 매력적인 관광 명소이다. 하지만 Sierra Nevada Global Change Observatory의 데이터에 따르면 이 지역의 강수량과 눈의 범위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기온 상승과 가뭄의 장기화로 빙하 기간이 짧아지고, 산악 호수의 물이 따뜻해졌다. 눈의 감소는 동식물군의 구성 및 분포 등 하류 생태계의 변화에도 영향을 미쳤다. 뿐만 아니라 ‘Local reports of climate change impacts in Sierra Nevada, Spain: sociodemographic and geographical patterns’에서 시에라 네바다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기후변화와 지역환경이 생계에 미치는 영향을 체감하고 있었다. 더 나아가 기후변화로 인한 적응 조치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었다.

[눈이 덮인 면적의 변화]

(출처: www.lagunasdesierranevada.es)


과거에 예상했던 자연재해, 해수면 상승, 식량문제 등 지구온난화의 최악의 시나리오들은 2023년 현재 이미 우리에게 일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 당장 탄소배출을 줄여도 지구의 온도 상승을 막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이미 오염된 환경을 되돌릴 방법도 현재로서는 없다. 우리는 기후위기 현상을 겪고 있음에도 그 심각성에 대해서 크게 인지하지 못하고 지구를 위한 일을 실천하지 못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가 기후위기로 인해 피해에 많이 노출되지 않은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머지않아 우리의 생존을 위협할 심각한 문제를 언제까지 무관심하거나 애써 외면할 수 있을까..


기후위기는 인간의 이기심으로 인해 발생했다. 과거 산업혁명 이후부터 현대까지 인간은 화석연료를 사용해왔고 그만큼 오랜기간 동안 엄청난 양의 탄소를 자연에 무방비하게 배출했다. 그렇기에 오늘날 기후위기라는 범지구적인 책임을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같은 책임을 지는것에 불공평하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기후위기로 인한 피해는 개발도상국이 선진국과 비교했을때 더 크게 겪고 있으며, 한 국가 내에서도 사회적약자의 경우 기후 재난에 더욱 많이 노출되어 있다. 기후위기라는 시대적 과제는 단순히 자연 현상만 일으킬뿐만 아니라 인권문제, 더 나아가 탄소 사회의 불안정성까지도 연결되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개개인이 먼저 인지하고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내어야 한다. 기후변화는 이미 우리에게 크던 작던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기온이 계속 상승한다면 정말 돌이킬 수 없는 심각한 상황에 도달할 수 있다. 우리는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계속 노력해야 하며, 동시에 국가는 이에 대처하는데 필요한 제도적, 자원적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 해당 게시물 내용은 기후변화센터의 공식 입장이 아닌, 작성자 개인의 의견임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