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그린에디터][포르투갈] 포르투갈 학생들의 기후위기 파업

CC매니저-Rara
2023-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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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현 에디터
🖊️이서현 에디터
현재 포르투갈에서 어학연수를 하고 있다. 
자연과 사람의 지속가능성을 바탕으로 이뤄지는 개발협력을 꿈꾼다.  
중남미와 루소폰 지역에서의 활동을 희망해 포르투갈어를 전공했고, 관광을 통한 개발협력에 관심이 생겨 관광경영학을 이중전공하고 있다. 클리마투스 컬리지의 '유세이버스 15기'로 활동한 경험이 있다. 이를 통해  막연하게만 느껴졌던 환경 분야에서 기후정의, 탄소중립 등의 개념을 배우고 체험하며 구체적인 관심을 갖게 되었다. 
최근에는 '느리더라도 확실한 방향으로, 직접 경험하며 걸어가자'라는 모토에 맞게, 포르투갈에서 전공어 실력을 키우는 동시에 관광과 환경 등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부와 기업의 기후 위기 무대응에 대해 비판하고 해결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유럽 전역에서 높아지고 있다. 기후 정의 파업을 외치는 청년 캠페인의 일환으로, 점거를 포함해 무기한 시위가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에서는 뮌스터, 브레멘, 베를린 등 7개 대학이, 벨기에에서는 겐트 대학교가 점거되었으며, 영국의 리드, 팔머스, 엑서터 대학에서도 점거가 진행되고 있다. 또한, 체코에서는 100여 명의 학생들이 산업통상자원부 앞에서 캠프 시위를 벌였다.


▲ 5월 5일, 리스본대학교 인문학부(FLUL) 정문을 폐쇄한 학생들 (사진출처: TVI Notícas)


대륙 전역의 22개 학교와 대학이 점거된 가운데, 가장 급진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곳은 바로 포르투갈의 리스본이다. 7개의 학교와 2개의 대학이 점거된 리스본에서 학생들은 리스본대학교 인문학교 학장실에 바리케이드를 쳤고, 거리를 봉쇄하며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Greve climática Estudantil Lisboa’ 즉, 기후정의 파업을 위한 리스본 학생 연대(이하 학생 기후 연대)에 의해 리스본 대학교의 인문학부(FLUL)와 심리학부(FPUL)가 점거되었다. 학생들은 팻말을 들고, 텐트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지난 5일에는 각 학부의 정문이 폐쇄되기도 했다.

4월 26일부터 리스본 3개 대학, 포르투 대학교, 그리고 파로의 파로 대학교와 토마스 카브레이라 고등학교에서 시작된 해당 시위는 코임브라 대학 경제학부(FEUC), 노바 대학의 사회과학학부(FCSH), 포르투 대학의 예술학부 등으로 확장되어 포르투갈 전역에서 이루어질 예정이다.

▲ ‘Fim Ao Fossil/ 26Abril Ocupa, 화석연료 사용 중단-4월26일 점거’ 

내용을 담은 포스터

▲ 학교 곳곳에 부착된 홍보 포스터

(사진출처: 직접촬영)


‘Fim Ao Fóssil: Ocupa!’라는 기치 아래 진행되는 이 캠페인의 목표는 화석 경제 종식 기후 정의의 보장이다. 학생 기후 연대의 핵심 주장은 2030년까지 화석 연료의 사용을 중단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2025년까지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100% 재생 가능하고, 저렴한 전기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시위의 대상은 포르투갈 최대의 전기 생산, 유통 및 공급 업체인 EDP와 석유 및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포르투갈의 다국적 에너지 기업 GALP 등 화석연료를 제공하거나 에너지 가격을 올려 이익을 얻고 있는 기업들, 그리고 이에 무대응하고 있는 정부이다. 또한, 요구를 관철하는 동시에 사회 전체에 기후 위기의 심각성에 경고하고자 한다.

“기업들은 생활비 인상으로 기록적인 이익을 얻었습니다. 정부의 무대응은 우리를 붕괴로 이끌고 있습니다. 2030년까지 화석 연료 사용을 중단하지 않으면, 우리는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입니다.” -시위 참여 활동가 Dinis Costa

이들은 13일, LNG 터미널이 위치한 Sines 항구에서 예정된 대규모 시위에 1,500명의 사람에게 공개 참여 서명을 받아낼 때까지 점거를 이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 ‘Gostam do calor?/ VEM PARA FICAR / Este vai ser o ano mais fresco do resto da tua vida

더운 걸 좋아하세요? /그렇다면 가만히 계세요(행동하지 마세요)/당신의 남은 생에서 가장 시원한 해는 올해일 테니까’ 문구를 담은 포스터

(사진출처: TVI Notícas)




▲ ‘Uns Lucram/Nos sofremos, 작은 이익 / 우리의 고통’ 이라는 팻말을 들고 있는 학생 (사진출처: TVI Notícas)


사실 학생 기후 연대의 기후 정의 시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가을, 약 50개의 학교를 점거하였으며, 그중 3개의 학교에서는 경찰에 의해 강력하게 진압당하는 동시에 불복종 범죄로 학생 4명이 유죄 판결을 받은 바 있다. 불과 2개월 전인 3월에도, 역시 지구 온난화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적극적인 대응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시위를 벌였다.

학생 기후 연대는 홈페이지를 통해 지구를 ‘우리 집’에 기후 변화를 ‘불’에 비유하며 ‘집에 불이 났고, 우리는 오랫동안 너무 지속되어 온 불을 꺼야 한다.’며 캠페인의 이유를 밝히고 있다.

이와 같은 급진적 캠페인에 지지를 보내는 이도, 다양한 이유로 파업과 시위가 이루어지는 만큼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불편함을 표출하는 이도 있지만 기후 정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한 계속해서 번져 나갈 물결이 될 것이라는 점만큼은 자명해 보인다.


※ 해당 게시물 내용은 기후변화센터의 공식 입장이 아닌, 작성자 개인의 의견임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