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희원
우리는 매 순간 최선의 선택을 위해 고민한다.
자원과 시간은 늘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세상에 완벽한 정책도 기술도 없다. 그렇다면 지난 2016년 기준 한국인의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량 88kg으로 세계 3위(미국 국립과학공학의학원, ’21.12.1)를 기록한 이 기후위기 시대에 과연 어떤 선택이 나와 우리 사회에 효율적인 것일까?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택배와 배달 쓰레기 역시 각각 전년 대비 19.8%, 75.1% 증가했다. 폐플라스틱과 폐비닐 역시 각각 14.6%, 11% 증가했다. 문제는 이렇게 버려진 전 세계 플라스틱 쓰레기 약 3.8억t(2015년 기준) 중 43%가 바다에 버려졌고 이로 인해 해양생태계에 악영향과 함께 생물다양성까지 훼손시킨 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플라스틱을 아예 금지할 수 없으니 재활용을 잘 하면 될까?
2019년 기준 우리나라의 폐기물 재활용률은 86.5%이고 나머지는 소각, 매립 또는 시멘트 소성로 등에 고형연료로 사용된다. 그러나 이 수치는 폐기물이 재활용 분리수거장에 입고되었을 때 집계된 수치로 실제로는 약 20%에 불과하다. 우리는 재활용 수거함에 배출하면서 마음의 짐을 덜지만 깨끗하지 않거나 여러가지 재질이 섞인 플라스틱은 자원이 되지 못하고 결국 소각 또는 매립지로 향하거나 다른 나라로 수출되고 만다. 플라스틱이나 비닐 1kg을 소각하면 2.76kg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며 같은 양의 금속 1kg은 0.016kg, 종이는 0.031kg이 배출된다. 즉 소각을 하더라도 이 석유화학제품들이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또한 일회용 플라스틱은 썩는데 500년 이상이 걸린다. 그렇다면 플라스틱이 탄생한지 110년이 조금 넘은 이 시점에 과연 그 많은 플라스틱은 어디로 갔을까? 2015년 파리에서 '제 21차 유엔 기후변화 회의'가 열렸고 선진국과 개도국을 포함한 196개 협약 당사국은 지구 온도 상승을 1.5도로 제한하고 2050년까지 탄소 배출과 흡수로 상쇄 즉 '0'으로 만들기로 약속했다. 중국은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선언하며 2017년 7월 돌연 세계무역기구와 WTO에 환경보호와 보건위생 개선을 위해 수입 쓰레기 제한을 조치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2018년, 전 세계는 쓰레기 처리에 비상이 걸렸다.
우리나라 환경부는 폐페트병의 재활용을 늘리고자 지난 2020년 12월부터 투명 페트병은 ‘라벨’을 떼고 분리 배출하도록 의무화를 시행했다. 그러나 라벨이 잘 뗘지지 않아 번거롭고 그렇게 실천하더라도 투명 페트가 재활용 선별장에 뒤섞이는 경우가 있어 결국 시민들의 노력은 헛수고에 그치고 있다. 특히 ‘Zero Waste’(폐기물이 발생하지 않도록 방지하는 데 초점을 맞추거나 재사용될 수 있도록 장려하는 움직임) 문화 확산과 함께 일명 ‘쓰레기덕질’을 하며 개인 스스로 쓰레기를 자원화하려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불신을 키웠다.
쓰레기는 만들지 않는 것이 제일 좋다.
그러나 우리는 그럴 수 없기에 매 순간 쓰레기가 자원으로 선순환될 수 있도록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한다. 그리고 소비자뿐만 아니라 정부와 기업 역시 함께 노력해야 한다. 한 예로 샌프란시스코는 2007년 미국에서 처음 비닐봉지 사용 금지에 이어 2014년부터 공공기관 건물에서 페트병에 담긴 생수 판매를, 2017년에는 스티로폼 포장용, 일회용 용기를 금지했다. (로스앤젤레스와 포틀랜드는 이보다 앞서 중지했다.) 샌프란시스코 옆 오클랜드에서 시작되어 지금은 세계적인 커피전문점이 된 블루보틀은 2020년 샌프란시스코 매장에서 일회용 종이컵 사용을 중단했다. 고객들에게 3~5달러 수준의 보증금을 받고 재사용 컵을 제공하거나 개인 컵 옵션을 제안한다. 블루보틀 미국 내 매장 한 곳에서 매달 사용하는 테이크아웃 컵이 1만5000개에 달한다고 하니 미국을 넘어 다국적 기업의 Zero Waste 실천이 일상화되면 그 파급력은 엄청날 것이다.

<그림1. 샌프란시스코 슈퍼마켓 (출처: 작성자 본인)>
유럽연합 역시 2015년 ‘순환경제 패키지(Circular Economy Package)’를 채택하여 생산단계부터 재활용을 고려하도록 했고 2019년 ‘EU 그린 딜(Green Deal)’를 발표하며 유럽 내 모든 포장재가 2030년까지 재사용 또는 재활용 가능하도록 방안을 제시했다. 즉 생분해, 바이오베이스 플라스틱, 과대포장 제한 등 제품이 소비자에게 오기 전 단계에서 지속가능한 제품을 제작할 수 있도록 정책을 지원했다. 영국 패션 디자이너 ‘스텔라 매카트니(Stella Mccartney)’는 2001년 브랜드 론칭부터 친환경 패션과 동물보호를 위해 가죽, 모피, 새깃털 등을 사용하지 않았으며 이후 PVC 소재 금지, 유기농 면과 폐플라스틱 재활용 섬유 사용, 태양광과 LED로 에너지사용 등 다양한 지속가능한 패션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섬유 개발 기업 Bolt Threads가 개발한 버섯 균사체 Mylo 가죽의 ‘제트 블랙 투피스’을 선보였는데 이 역시 재활용 나일론 스쿠버 패브릭 위에 비건 가죽 패널을 층층이 쌓아 만든 것이다. 이외에도 아디다스, 케링그룹(구찌, 보테가베네타 등 럭셔리 브랜드의 모기업), 룰루레몬 등에서 Mylo 버섯가죽 제품을 선보였는데 트렌드에 민감한 패션 산업에서도 탄소중립에 대한 관심을 알 수 있다.

<그림2. 스텔라 매카트니 버섯 가죽 패션. (출처: 스텔라 매카트니)>
국내 역시 라벨 없는 생수병이 출시되었고 스트리트 화장품 브랜드 ‘토니모리’는 국내 최초로 라벨 없는 스킨케어 제품을 출시했다. 쓰레기 문제에 환경 친화적일 뿐만 아니라 비건 인증까지 받은 클린뷰티 제품이다. 기후변화 대응에는 어느 한 부분만 노력해서는 안되고 전체가 힘을 합쳐야 하기 때문에 기업 역시 제품 제작 단계부터 신경을 쓰고 있다. 이외에도 무포장 가게, 리필 스테이션, 에코 마일리지 등 소비자들의 친환경 소비 확산을 위한 선택 범위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

<그림3. 토니모리 무라벨 토너 (출처: 토니모리)>
우리는 2050년을 목표로 탄소중립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제는 더 앞당겨 2040년까지 선언하는 국가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복잡해서는 안 된다. 정부, 기업, 연구소 등 소속에 상관없이 물건을 구매할 땐 모두가 똑같은 소비자이다. 기후위기 시대에 소비자가 스마트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쉽고 재밌는 순환경제 사회를 함께 만들어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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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희원
우리는 매 순간 최선의 선택을 위해 고민한다.
자원과 시간은 늘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세상에 완벽한 정책도 기술도 없다. 그렇다면 지난 2016년 기준 한국인의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량 88kg으로 세계 3위(미국 국립과학공학의학원, ’21.12.1)를 기록한 이 기후위기 시대에 과연 어떤 선택이 나와 우리 사회에 효율적인 것일까?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택배와 배달 쓰레기 역시 각각 전년 대비 19.8%, 75.1% 증가했다. 폐플라스틱과 폐비닐 역시 각각 14.6%, 11% 증가했다. 문제는 이렇게 버려진 전 세계 플라스틱 쓰레기 약 3.8억t(2015년 기준) 중 43%가 바다에 버려졌고 이로 인해 해양생태계에 악영향과 함께 생물다양성까지 훼손시킨 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플라스틱을 아예 금지할 수 없으니 재활용을 잘 하면 될까?
2019년 기준 우리나라의 폐기물 재활용률은 86.5%이고 나머지는 소각, 매립 또는 시멘트 소성로 등에 고형연료로 사용된다. 그러나 이 수치는 폐기물이 재활용 분리수거장에 입고되었을 때 집계된 수치로 실제로는 약 20%에 불과하다. 우리는 재활용 수거함에 배출하면서 마음의 짐을 덜지만 깨끗하지 않거나 여러가지 재질이 섞인 플라스틱은 자원이 되지 못하고 결국 소각 또는 매립지로 향하거나 다른 나라로 수출되고 만다. 플라스틱이나 비닐 1kg을 소각하면 2.76kg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며 같은 양의 금속 1kg은 0.016kg, 종이는 0.031kg이 배출된다. 즉 소각을 하더라도 이 석유화학제품들이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또한 일회용 플라스틱은 썩는데 500년 이상이 걸린다. 그렇다면 플라스틱이 탄생한지 110년이 조금 넘은 이 시점에 과연 그 많은 플라스틱은 어디로 갔을까? 2015년 파리에서 '제 21차 유엔 기후변화 회의'가 열렸고 선진국과 개도국을 포함한 196개 협약 당사국은 지구 온도 상승을 1.5도로 제한하고 2050년까지 탄소 배출과 흡수로 상쇄 즉 '0'으로 만들기로 약속했다. 중국은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선언하며 2017년 7월 돌연 세계무역기구와 WTO에 환경보호와 보건위생 개선을 위해 수입 쓰레기 제한을 조치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2018년, 전 세계는 쓰레기 처리에 비상이 걸렸다.
우리나라 환경부는 폐페트병의 재활용을 늘리고자 지난 2020년 12월부터 투명 페트병은 ‘라벨’을 떼고 분리 배출하도록 의무화를 시행했다. 그러나 라벨이 잘 뗘지지 않아 번거롭고 그렇게 실천하더라도 투명 페트가 재활용 선별장에 뒤섞이는 경우가 있어 결국 시민들의 노력은 헛수고에 그치고 있다. 특히 ‘Zero Waste’(폐기물이 발생하지 않도록 방지하는 데 초점을 맞추거나 재사용될 수 있도록 장려하는 움직임) 문화 확산과 함께 일명 ‘쓰레기덕질’을 하며 개인 스스로 쓰레기를 자원화하려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불신을 키웠다.
쓰레기는 만들지 않는 것이 제일 좋다.
그러나 우리는 그럴 수 없기에 매 순간 쓰레기가 자원으로 선순환될 수 있도록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한다. 그리고 소비자뿐만 아니라 정부와 기업 역시 함께 노력해야 한다. 한 예로 샌프란시스코는 2007년 미국에서 처음 비닐봉지 사용 금지에 이어 2014년부터 공공기관 건물에서 페트병에 담긴 생수 판매를, 2017년에는 스티로폼 포장용, 일회용 용기를 금지했다. (로스앤젤레스와 포틀랜드는 이보다 앞서 중지했다.) 샌프란시스코 옆 오클랜드에서 시작되어 지금은 세계적인 커피전문점이 된 블루보틀은 2020년 샌프란시스코 매장에서 일회용 종이컵 사용을 중단했다. 고객들에게 3~5달러 수준의 보증금을 받고 재사용 컵을 제공하거나 개인 컵 옵션을 제안한다. 블루보틀 미국 내 매장 한 곳에서 매달 사용하는 테이크아웃 컵이 1만5000개에 달한다고 하니 미국을 넘어 다국적 기업의 Zero Waste 실천이 일상화되면 그 파급력은 엄청날 것이다.
<그림1. 샌프란시스코 슈퍼마켓 (출처: 작성자 본인)>
유럽연합 역시 2015년 ‘순환경제 패키지(Circular Economy Package)’를 채택하여 생산단계부터 재활용을 고려하도록 했고 2019년 ‘EU 그린 딜(Green Deal)’를 발표하며 유럽 내 모든 포장재가 2030년까지 재사용 또는 재활용 가능하도록 방안을 제시했다. 즉 생분해, 바이오베이스 플라스틱, 과대포장 제한 등 제품이 소비자에게 오기 전 단계에서 지속가능한 제품을 제작할 수 있도록 정책을 지원했다. 영국 패션 디자이너 ‘스텔라 매카트니(Stella Mccartney)’는 2001년 브랜드 론칭부터 친환경 패션과 동물보호를 위해 가죽, 모피, 새깃털 등을 사용하지 않았으며 이후 PVC 소재 금지, 유기농 면과 폐플라스틱 재활용 섬유 사용, 태양광과 LED로 에너지사용 등 다양한 지속가능한 패션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섬유 개발 기업 Bolt Threads가 개발한 버섯 균사체 Mylo 가죽의 ‘제트 블랙 투피스’을 선보였는데 이 역시 재활용 나일론 스쿠버 패브릭 위에 비건 가죽 패널을 층층이 쌓아 만든 것이다. 이외에도 아디다스, 케링그룹(구찌, 보테가베네타 등 럭셔리 브랜드의 모기업), 룰루레몬 등에서 Mylo 버섯가죽 제품을 선보였는데 트렌드에 민감한 패션 산업에서도 탄소중립에 대한 관심을 알 수 있다.
<그림2. 스텔라 매카트니 버섯 가죽 패션. (출처: 스텔라 매카트니)>
국내 역시 라벨 없는 생수병이 출시되었고 스트리트 화장품 브랜드 ‘토니모리’는 국내 최초로 라벨 없는 스킨케어 제품을 출시했다. 쓰레기 문제에 환경 친화적일 뿐만 아니라 비건 인증까지 받은 클린뷰티 제품이다. 기후변화 대응에는 어느 한 부분만 노력해서는 안되고 전체가 힘을 합쳐야 하기 때문에 기업 역시 제품 제작 단계부터 신경을 쓰고 있다. 이외에도 무포장 가게, 리필 스테이션, 에코 마일리지 등 소비자들의 친환경 소비 확산을 위한 선택 범위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
<그림3. 토니모리 무라벨 토너 (출처: 토니모리)>
우리는 2050년을 목표로 탄소중립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제는 더 앞당겨 2040년까지 선언하는 국가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복잡해서는 안 된다. 정부, 기업, 연구소 등 소속에 상관없이 물건을 구매할 땐 모두가 똑같은 소비자이다. 기후위기 시대에 소비자가 스마트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쉽고 재밌는 순환경제 사회를 함께 만들어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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