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잡담]기후변화와 스포츠

매니저꾸네
2022-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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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워털루 대학 다니엘 스콧 교수 연구팀은 올해 초 연구 보고서 ‘기후변화와 동계올림픽의 미래’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온실 가스 배출량이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경우 동계올림픽을 개최했던 21개 도시 중 일본 삿포로만이 동계올림픽을 진행할 수 있는 안전하고 공정한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각국이 지구 평균 기온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하로 제한하겠다는 내용의 파리기후협약 목표를 달성할 경우 2050년까지 9개, 2080년대까지 8개의 도시에서 안전하게 동계올림픽을 개최할 수 있다.

동계올림픽 개최지의 온도는 꾸준히 상승해왔다. 동계올림픽이 처음 열린 1924년부터 1950년대까지 개최지의 2월 낮 평균 온도는 섭씨 0.4도 수준이었다. 1960년대에서 1990년대 사이에는 평균 온도가 섭씨 3.1도로 상승했고, 1990년대부터 올해 2월 2022년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베이징을 포함한 개최지들의 2월 낮 평균 온도는 섭씨 6.3도에 달했다. 미셸 루티 워털루 대학 연구원은 “동계올림픽의 위험을 줄이는 여러 가지 방법을 연구해 왔지만, 위험 관리 전략이 대처할 수 있는 한계가 있다”며 최근 소치와 벤쿠버에서 열렸던 올림픽에서는 이미 그 한계를 초과하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온도 상승은 여러 종목에 걸쳐 기량 저하와 부상을 유발 수 있다. 연구팀이 전 세계 동계올림픽 선수와 코치 등 33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89%가 변화하는 날씨 패턴이 경기 조건에 영향을 미친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94%는 기후변화가 스포츠의 미래 발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또 지난 세 번의 동계올림픽(밴쿠버·소치·평창)에서 알파인 스키와 스노보드, 프리스타일 스키 종목의 부상 발생률은 이전의 올림픽보다 55%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니엘 스콧 교수는 “기후변화의 영향을 피할 수 있는 스포츠는 없다”며 “파리협정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눈 스포츠를 구하고 동계올림픽 개최 장소를 찾는 데 필수적이다”라고 밝혔다.

 

이렇듯 환경 문제가 스포츠 분야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가운데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스포츠 각계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모터스포츠이다.

지난 8월 13~14일 서울 잠실 일대에서 포뮬러 E (FE) 서울-E 프리가 개최되었다. 이번 대회는 국내에서 처음 열린 전기차 기반의 모터스포츠이자 서울 도심 안에서 진행한 첫 모터스포츠였다. 포뮬러 1 (F1)을 비롯한 모터스포츠는 지속적으로 환경 문제 때문에 수많은 비난을 받아왔다. 특히 모터스포츠의 특성상 소음공해와 온실가스 문제가 집중적으로 제기되어 왔는데, FIA(Fédération Internationale de l'Automobile, 국제 자동차 연맹)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제시한 카테고리가 바로 포뮬러 E이다. 포뮬러 E는 내연기관을 배제하고 전기모터와 배터리로 동력을 얻는, 전기만 있으면 구동이 가능한 경주다.



포뮬러 E 가 본격적으로 선을 보이기 전까지는 비관적인 논조의 전망이 많이 있었다. 그중 가장 많이 우려가 되었던 것은 전기차에는 ‘심장을 울리는 엔진소리’가 없어 흥행에 실패할 것이라는 의견이었다. 하지만 2014년 첫 시즌 이후, 포뮬러 E 는 친환경, 하이테크 이미지를 쌓는데 주력했고 현재는 세계 자동차 산업의 미래로 평가 받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포르쉐, 닛산, 재규어 등 세계적인 자동차 메이커들이 무공해와 탄소 중립을 표방하면서 하이테크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머지않아 포뮬러 E가 F1을 대체하는 모터스포츠의 꽃이 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내년부터는 시속 320㎞로 달리는 3세대 레이스카가 등장한다. 이렇게 되면 F1에 버금가는 레이스를 펼치게 된다. 이렇듯 무공해와 친환경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조류다.

 

이 뿐만이 아니다. 올해 겨울 개최되는 2022 카타르 월드컵은 개최지 선정부터 ‘탄소중립 월드컵’을 표방해왔다. 태양열로 움직이는 경기장 에어컨을 도입하고, 선박 컨테이너를 이용해 경기장을 건설했다. 또한 경기장 사이의 거리가 가깝고 지하철로 연결이 되어 있어 선수를 비롯한 축구 팬들이 다음 경기를 보러 비행기를 탈 필요가 없도록 했다.

하지만 비영리 환경단체 카본마켓워치(CMW)는 보고서를 통해 월드컵 주최 측인 카타르가 이번 대회를 맞아 7개 경기장을 새로 건설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탄소 배출량을 실제보다 8배 가량 적게 계산했다고 지적했다. 카타르가 각 경기장의 예상 수명을 ‘영구적’이라고 전제했는데, 배출되는 탄소가 분산되는 기간도 이에 맞춰 계산했다는 것이다. CMW 측은 “월드컵 개최 전 주요 경기장이 1곳 뿐일 만큼 좁은 지역에서 월드컵 전용으로 지어진 경기장 7곳을 장기적으로 사용한다는 것은 불확실한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탄소중립 ‘표방’과 탄소중립 ‘실천’ 사이에서 시민사회의 깨어 있는 의식이 실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필수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기후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는 분야를 찾기 힘든 시대가 도래했다. 스포츠뿐 아니라 문화예술, 엔터테인먼트 등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분야의 많은 이들이 새로운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패러다임을 받아들이고 변화하고 있다.

※ 해당 게시물 내용은 기후변화센터의 공식 입장이 아닌, 작성자 개인의 의견임을 알려드립니다.

 


참고 : ChosunMedia 더나은미래 - 기후변화, 스포츠에도 영향…동계올림픽 개최지 못 찾을수도

중앙 오피니언 서소문 컬럼 - 포뮬러 E, 무공해의 질주

Impact On - 카타르 월드컵, 탄소중립 맞나?...의문 제기하는 기후 옹호자들’

서울경제 - '탄소 중립' 표방한 카타르 월드컵, 실제로도 그럴까

이미지출처: GEORGIA NEWS TIME, Italy by Run, 로이터연합뉴스